안녕하세요. yoon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다들 바쁘게 사는 세상이지만 그동안 이런저런 공부와 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네요.

오늘은 지난번 자아의 탄생과 관련된 내용으로 아이가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의 나이일 때 엄마가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례를 제시하며 아이에게 공감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어머니가 어떻게 아이의 자기애적인 마음을 달래주는지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줄 겁니다.
태어난 지 29개월이 된 지영이는 오후에 낮잠을 자고 깨어났어요. 그런데 그때 낯선 사람이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지영이가 자는 동안 엄마가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친구를 집으로 불렀던 거예요. 방문은 닫혀있었고 닫힌 방문 너머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지영이는 침대에 앉아서 큰소리로 엄마를 불렀습니다. 엄마는 금방 달려오셨어요.
" 지영아, 지금 엄마 친구가 와 있어."
엄마는 지영이가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깨지 않은 것을 보고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 지영아, 재희 이모 만나러 나갈까?"
영이와 엄마는 잠깐 동안 두 사람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는 침실에서 나왔습니다. 지영이는 엄마 품에 푹 파묻혀서 본인의 머리로 엄마의 몸을 온통 감싸버렸어요. " 얘가 옷을 벗고 자는 것을 좋아하거든." 지영이가 벌거벗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는 손님에게 지나가는 투로 말했어요. 엄마와 딸은 꼭 껴안은 채 식탁에 앉았습니다. 엄마는 지영이를 부드럽게 토닥이며 어른들끼리 대화를 계속 나누었습니다.
오래되지 않아 지영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낯선 손님을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습니다. 엄마는 어린 딸을 이 만남에 끼워주기로 하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져다주었어요. 대화는 지영이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흘러갔어요. 아이는 엄마에게 이러니 저러니 말을 걸면서 서서히 대화에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따금 지영이는 젖가슴에 매달리고 싶은 듯 엄마 셔츠에 손을 뻗쳤습니다. " 지영이가 이제 막 젖을 뗐거든." 엄마가 친구에게 설명했습니다. 엄마는 때로는 지영이가 손을 꼭 잡아도 모른 척하고 또 어떤 때는 손을 가볍게 빼고 딸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반응에 불쾌한 기색은 전혀 없었습니다. 딸에게 창피를 주려는 듯한 행동도 전혀 없었어요. "지영아, 너 이제 다 컸잖아." 같은 책망도 하지 않았어요.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지영이는 완전히 잠 기운을 떨쳤고 낯선 손님에 대해서도 긴장이 풀렸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자기한테만 신경을 써주지 않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만 말해." 지영이가 말했습니다. 엄마와 엄마 친구는 대화를 중단하고 지영이를 끼워주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도 지영이가 소외되지 않도록 하여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영이는 대화에 끼고 싶지는 않았어요. " 그만 말해. 그만 말하라니까." 지영이는 이 말만 반복하며 떼를 썼습니다.
지영이는 이후 곧 음식을 만지작거리며 놀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지난번에 분명히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체리 씨를 꿀꺽 삼켜버렸지요.
" 지영아, 먹을 것을 바닥에 던지면 안 돼." 이번에도 엄마는 지영이에게 화를 내거나 창피를 주지 않고 차분하게 주의를 주었습니다. " 지영아, 체리 씨는 먹으면 안 돼. 왜냐하면 씨가 목에 걸려 숨을 쉬지 못할 수도 있거든."
엄마는 지영이를 무릎에 안아 올린 채 계속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영이와 신체적이고 언어적인 상호작용을 멈추지 않았어요. 지영이는 음식으로 장난치는 것을 그만두고 체리 씨를 뱉었습니다.
"자, 우리 아가씨, 재희 이모한테 지영이 방을 보여줄까?" 엄마가 지영이에게 말했습니다.
지영이는 자기 방에 가서 손님에게 사진과 장난감 등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지영이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여주며 아주 신나 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이것 좀 보란 듯이 유아용 변기에 앉아서 오줌을 누었습니다. " 우리 지영이, 쉬야도 잘하네~." 엄마의 이 한 마디는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지영이의 성취감과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 이거 지영이가 화장실에 가서 버릴래?" 지영이는 화장실 변기에 오줌을 쏟고 물까지 내렸습니다. " 지영이, 참 잘했어요." 엄마는 과장되지 않은 말투로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지영이 엄마가 육아하는 방식에서 인상적인 점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정확히 어떤 발달 단계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그녀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이 엄마는 아이를 가르치고 격려하는 데서 온건한 사회화로, 더 나아가 즐거운 놀이로까지 매끄럽게 오가고 있습니다. 만 두 살 정도의 아이는 이제 아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또래의 아이는 아직 아기 때의 즐거움을 박차고 나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아이가 엄마의 몸을 차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 낯선 손님을 인정하지 않다가 서서히 마음을 여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얼마나 의도적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을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아이의 거센 몸부림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고, 사회화를 너무 강조하거나 너무 무시하는 일 없이 아이의 막 나타난 자율성을 존중해주었다는 점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지영이는 건강하고 분리된 자아의식을 향해 제대로 나아가고 있어요.
태어난 지 2년, 3년은 자기애의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아직 자아가 발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인 것도 자각하지 못하는 게 정상입니다.
자기가 위대하고 전능하다는 느낌,
마법적 사고,
수치심에 대한 민감한 반응,
나와 다른 사람 사이의 경계의 불분명함이
한꺼번에 나타납니다.
우리는 이 단계를 벗어나게 되어 있지만, 그 과정을 거치는 동안 우리를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모는 어린아이가 알지 못하는 경계를 분명히 잡아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인식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수치심을 다스리고 분노를 억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다른 사람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만약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아이는 유년기 자기애에 고착되어버립니다. 유년기의 나르시시즘에 고착되어 버린다는 것은 분리-개별화 과정을 완수하는데 실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을 완수하는 데 실패한다면 자기애성 인격장애로 치닫고 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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